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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수로 살아남기

첫달에 한 일들

by 심심한공학박사 2023. 9. 16.

조교수로 살아남기 위하여 첫 달에 한 일들을 기록해봅니다. 다달이 월말 리뷰와 돌아보기를 쓰는 것은 박사 과정 시절부터 쭉 지켜 왔던 일인데요, 직업으로서 다시 연구를 시작하는 만큼 이 일도 꾸준히 해나가보려고합니다. 이런 기록들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스스로가 나름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함으로서 뿌듯함도 느끼고, 나 자신을 독려함으로써 장기 레이스를 지속하는 데 있습니다. 그 가운데 "행복감"을 느끼고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주로 스스로에 대한 칭찬이 주된 목적이며 사소한 것 하나하나라도 기록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신임교수 연구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주제는 다른 분야의 수치해석 방법론을 개발하여 기존에 제가 연구하던 주제에 새로운 이론적 기법을 도입하고자 하는 연구입니다. 이를 위해서 해당 방법론에 익숙한 공동 연구자를 섭외 했으며, 이 인간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공동 연구란 무엇보다 굳건한 인간 관계와 상대에 대한 신뢰를 토대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방법론을 공부하기 위하여 다시 밑바닥 부터 시작하는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연구 실적에 대한 압박은 있지만 벌써부터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멈춘다면 앞으로도 영원히 도태될 것을 알기에 마음을 비우고 기초부터 차근 차근 실력을 쌓아 나가고 있습니다. 공동 연구자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초기 이론적인 배경을 이해하고 기본적인 스킬들을 익히는 데에 박사시절 맨땅에 헤딩한 것 만큼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겁먹지 않고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 교수라는 직업이 육아와 병행하기에 얼마나 좋은 직업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아데노 바이러스에 걸려서 열경련으로 응급실에도 갔었고, 주말 내 앓다가 결국 3박 4일동안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4일동안 휴가를 써서 아이와 함께 병원에서 지냈지만, 3박 4일을 아기의 병간호를 하며 지내는 것은 고된 일입니다. 저도 수업 외에도 할일이 많고 늘상 드럽게 바쁘지만, 일단 수업만 빼먹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아이와 아내를 서포트 하면서 일주일 버텼습니다. 아이가 퇴원한 목요일 이후에는 다행이도 저는 수업이 없는 날이어서 아내가 회사로 돌아가고 밀린 일을 수행하고, 저는 집에서 아이의 회복을 도왔습니다. 맞벌이로서 육아와 함께 두 부부의 커리어를 유지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아내와 저는 근무 탄력성이 강력하게 보장되는 터라 하루 하루를 그럭저럭 버텨나가고 있습니다. 

  • 해외에 새로운 연구 네트워크를 개척하였습니다. 연구 과제 제안서를 쓰기 위해서 해외 석학을 초빙하여 공동 연구를 계획하였어야 하는 상황이었는 데, 다행히도 적극적으로 임해줄 잠재적 공동연구자를 찾아서 이메일을 교류하고 줌 미팅을 통해 연구 아이디어를 공유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일단 해당 과제에 지원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되었고 새로운 지적 자극도 받고 있습니다. 공동 연구자에 대해 예의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어느새 나도 새로운 분야도 정말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 결국은 나 자신이 가장 발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