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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수로 살아남기

조교수 1년차의 아르바이트(?) #1

by 심심한공학박사 2025. 1. 2.

지난 1년 반동안 학교에서 일하면서, 외부에서 몇 가지 부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물론, 학교 내부에서 9학점의 책임시수를 제외하고, 추가적으로 하는 일(주로 입시 관련)에서도 부수입이 있지만, 어쨌든 학교를 통해 지급 받는 돈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제외하였습니다. 제가 했었던 일들에 대해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공무원 시험 문제 출제 

본인의 전공이 공무원 시험 과목과 밀접한 과목이면, 인사혁신처로부터 '공무원 시험 출제 위원'으로 일을 해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받게 됩니다. 처음 시작이 전화였는지 이메일이었는지도 가물가물... 어떠한 루트를 통해 접선(?)이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일단 한번 레이더에 들어갔으니 성실하게 임하며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노력했습니다. 하는 일은 해마다 실시되는 국가직/지방직 공무원 시험에 출제를 위해서는 공식 문제 은행이 존재하는 데, 여기에 들어갈 문제들을 해설과 함깨 새로 만드는 일입니다. 약 한달이 조금 못되는 시간이 주어지고, 다양한 참고 서적을 근거로 하여 15문항을 주어진 형식에 맞추어 만들었습니다. 적당히 하자면 적당히 할 수 있지만, 많은 품을 드리려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문제를 만들고 난 뒤에는 과천 인재개발원에 가서 출제에 초청된 다른 교수님들과 함께 각자 개발한 문제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최종적으로 문제 은행에 '입고'를 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과천을 왔다갔다하는 출장비까지 포함하여 건당 약 100만원이 조금 넘는 돈을 받았습니다. 

출제 위원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문제 은행으로부터 실제로 당해 출제될 공무원 시험 문제를 선정하는 '선정 위원'입니다. 이 경우 문제 선정 과정에서 기밀 유지를 위해 핸드폰과 노트북 등 통신 기기를 반납하고 약 2주간 합숙을 한다고 전설로만 들었습니다. 다녀오시면 규칙적인 생활 덕에 더욱 '건강'해지신다고 합니다. 수입은 훨씬 더 많은 편이지만, 육아를 하는 입장에서 2주간 합숙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같은 경우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