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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영화] 윈드 리버 (2017)

by 심심한공학박사 2020. 5. 26.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의외로 잘 안 알려진 영화.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플롯이 조금 단순하다. 인적이 드문 와이오밍의 한 눈가에서 시체로 발견된 소녀, 그리고 그 범인을 잡기 위해 잠시 협력하는 FBI 요원과 와이오밍 윈드 리버 지역의 사냥꾼. 영화의 배경 윈드 리버가 자체가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명 자체가 영화 제목으로 쓰이는 것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특별한 반전도 없는 간단한 플롯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빈틈은 눈보라 몰아치는 와이오밍의 배경으로 꽉꽉 채워진다. 억지로 관객을 놀라게 하기 위해 조잡한 수단도 동원되지 않는다. 그저 사실감 있게 극을 전개시킨다. 액션 역시 극사실 주의로 표현된다. 비슷한 느낌의 영화로는 시카리오나 로스트 인 더스트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 같은 데 개인적으로는 윈드리버가 세 영화 중에서 제일 좋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리암 리스 주연의 콜드 체이싱을 유사한 영화로 뽑고 싶다. 콜드 체이싱의 배경 역시 눈보라 휘몰아치는 미국 서부 시골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과 그 추격자를 그린 영화인데 드라마 적인 요소가 결여되어 있지만 그 빈자리를 코믹과 오락적인 요소들로 채우고 있다.)  윈드리버에는 드라마적인 요소도 풍부한 데, 살인 피해자의 유가족이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잔잔하게 그려내어 강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잘 절제되어 있으며 오버하지 않기 때문에 더 무겁게 느껴진다. 

 

외국 영화들 중에는 이런 사실적 묘사를 통한 보여주기에 충실한 영화들이 꽤 많다. 억지로 쥐어짜는 신파나 공감할 수 없는 감정선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당하여 졸작이 되는 케이스가 한 둘이 아니다. (예를 들어 사냥의 시간이라던가...) 이런 영화에서 느끼는 감동은 잔잔하며 그 여운이 오래간다. 자극적인 MSG를 함유하지 않기 때문에 소재를 가리지 않고 쓰일 수 있다. 한국 영화가 꼭 배워야 할 제작의 프레임이자 중요한 촬영의 기술이다.